소년 한국일보: 남미애(서울 동작교육청 장학사)
"동완아, 동완아!"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동완이가 안방으로 건너간다.
"엄마랑, 아빠가 들어 줄 테니까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한번 해보렴."
"예?"
의아한 표정으로 동완이는 엄마를 쳐다본다.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이틀만 지나면 영어 말하기 대회잖아. 그때 여러 사람 앞에서 하면 떨릴 테니까 미리 한번 연습해보라고. 자, 우리는 들을 준비가 되었어요."
"싫어요. 혼자 할게요."
"어머, 얘 좀 봐. 네가 혼자서 잘 할 것 같으면 아예 말도 안 꺼낸다. 어서 해."
동완이는 아무 말 없이 발로 동그라미만 그리고 있다.
"어서 해보라니까."
이내 엄마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재촉을 한다.
동완이는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떠듬떠듬 영어 원고를 읊기 시작한다.
"너 혹시 바보 아니야? 외우기 시작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 모양이야. 노력을 하긴 한 거니?"
엄마가 다그치자 동완이는 코끝이 빨개지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어머, 쟤 좀 봐. 지금 왜 우니? 내가 야단을 치길 했니, 때리기를 했니?"
엄마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면서 얼굴도 발갛게 상기되어 간다. 옆에 있는 신문을 접어 들고 얼굴에 부채질까지 한다.
"몇 번 더 연습한 뒤 해보렴."
잠자코 계시던 아버지가 동완이를 제 방으로 돌아가게 한다.
"당신이 매번 그러니까 애가 저렇게 물러 터진 거라구요. 언제부터 암기한건데 아직도 저러니 참……."
"조금만 참읍시다."
엄마의 종종거림을 아빠는 느긋하게 말리신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지만 엄마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참는 눈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한번 해보겠다고 동완이가 다시 들어온다.
"큰소리로 말해! 그래가지고 어떻게 다른 애들이 들을 수 있겠니?"
동완이가 외우기 시작하자 엄마는 또 화를 내신다.
"얘, 지금 책 읽니? 말하듯이 하라니까."
동완이가 한마디 할 때마다 어머니는 계속 꾸중을 하신다.
"가만히 있어 봐. 동완이가 끝까지 할 때까지 좀 들어 보자구."
아빠의 만류에 엄마는 속이 타는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신다.
동완이는 원고를 가끔 힐끗거리며 개미만한 목소리로 간신히 발표를 끝낸 뒤 엄마의 꾸중을 기다리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동완아, 이왕 대회에 나가기로 한 거라면 최선을 다해서 외웠어야지. 너더러 꼭 1등을 하라는 게 아니야.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너의 모습이 더 중요하단다. 그런 자세가 나중에 습관이 되면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게 되거든."
동완이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낸 아빠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신다.
"예, 다시 외우고 올게요."
원고를 들고 나가는 동완이에게 엄마는 성이 안 차는지 무엇인가 말씀하려고 하신다. 그때 아버지가 한 눈을 찡긋하면서 엄마에게 참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도움말>
꾸중은 가급적 짧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꾸중이 길어질수록 잔소리가 되기 쉽고 그 내용 또한 산만해지게 마련이다.
꾸중이 길어지면 부모가 좋은 의도로 지적하거나 훈계한 것에도 아이는 반발심을 갖거나, 행동 변화에 대한 의욕까지 잃을 수 있다.
"동완아, 동완아!"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동완이가 안방으로 건너간다.
"엄마랑, 아빠가 들어 줄 테니까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한번 해보렴."
"예?"
의아한 표정으로 동완이는 엄마를 쳐다본다.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이틀만 지나면 영어 말하기 대회잖아. 그때 여러 사람 앞에서 하면 떨릴 테니까 미리 한번 연습해보라고. 자, 우리는 들을 준비가 되었어요."
"싫어요. 혼자 할게요."
"어머, 얘 좀 봐. 네가 혼자서 잘 할 것 같으면 아예 말도 안 꺼낸다. 어서 해."
동완이는 아무 말 없이 발로 동그라미만 그리고 있다.
"어서 해보라니까."
이내 엄마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재촉을 한다.
동완이는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떠듬떠듬 영어 원고를 읊기 시작한다.
"너 혹시 바보 아니야? 외우기 시작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 모양이야. 노력을 하긴 한 거니?"
엄마가 다그치자 동완이는 코끝이 빨개지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어머, 쟤 좀 봐. 지금 왜 우니? 내가 야단을 치길 했니, 때리기를 했니?"
엄마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면서 얼굴도 발갛게 상기되어 간다. 옆에 있는 신문을 접어 들고 얼굴에 부채질까지 한다.
"몇 번 더 연습한 뒤 해보렴."
잠자코 계시던 아버지가 동완이를 제 방으로 돌아가게 한다.
"당신이 매번 그러니까 애가 저렇게 물러 터진 거라구요. 언제부터 암기한건데 아직도 저러니 참……."
"조금만 참읍시다."
엄마의 종종거림을 아빠는 느긋하게 말리신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지만 엄마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참는 눈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한번 해보겠다고 동완이가 다시 들어온다.
"큰소리로 말해! 그래가지고 어떻게 다른 애들이 들을 수 있겠니?"
동완이가 외우기 시작하자 엄마는 또 화를 내신다.
"얘, 지금 책 읽니? 말하듯이 하라니까."
동완이가 한마디 할 때마다 어머니는 계속 꾸중을 하신다.
"가만히 있어 봐. 동완이가 끝까지 할 때까지 좀 들어 보자구."
아빠의 만류에 엄마는 속이 타는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신다.
동완이는 원고를 가끔 힐끗거리며 개미만한 목소리로 간신히 발표를 끝낸 뒤 엄마의 꾸중을 기다리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동완아, 이왕 대회에 나가기로 한 거라면 최선을 다해서 외웠어야지. 너더러 꼭 1등을 하라는 게 아니야.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너의 모습이 더 중요하단다. 그런 자세가 나중에 습관이 되면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게 되거든."
동완이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낸 아빠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신다.
"예, 다시 외우고 올게요."
원고를 들고 나가는 동완이에게 엄마는 성이 안 차는지 무엇인가 말씀하려고 하신다. 그때 아버지가 한 눈을 찡긋하면서 엄마에게 참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도움말>
꾸중은 가급적 짧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꾸중이 길어질수록 잔소리가 되기 쉽고 그 내용 또한 산만해지게 마련이다.
꾸중이 길어지면 부모가 좋은 의도로 지적하거나 훈계한 것에도 아이는 반발심을 갖거나, 행동 변화에 대한 의욕까지 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