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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리더십이란

by 오우해피데이 2010. 3. 10.
남북전쟁이 한창일 때 링컨 대통령이 매클렐런 장군을 격려해 주려고 국방부장관을 대동하고 그의 야전 사령부를 방문했다. 이 때 링컨은 몇 시간 동안을 사령관실에 앉아서 그를 기다렸다.

드디어 장군이 전투장에서 돌아왔으니 그는 대통령과 장관을 본체만체하면서 그냥 2층방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링컨과 장관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는 장군이 곧 내려오리라 생각하고 다시 의자에 앉아서 그를 기다렸다. 한참 후에야 부관이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죄송합니다만 장군께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자리에 드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리라고 이르셨습니다." 놀란 것은 장관이었다. 일개 장군이 직속 상관인 자기는 고사하고 감히 대통령마저도 이렇게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저렇게 무례한 놈은 제 생전에 본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매클렐런 장군을 당장에 직위  해제시키셔야 합니다."

 링컨은 침묵을 지키더니 조용히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다. 장군은 우리가 이 전쟁을 이기는데 꼭 필요한 사람이다. 장군 때문에 단 한시간만이라도 이 유혈의 전투가 단축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말고삐를 잡아 주고 그의 군화도 닦아 줄 것이다. 나는 그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

 여기서 링컨은 지휘자의 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역시 인간이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다. 일개 장군의 엄청난 무례를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참을 수 없는 노여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잠도 못 자고 전투에 시달린 장군에게 또 다른 전투를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한편 아이젠하워 장군은 지휘하는 기술을 끈 한가닥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이 끈을 당겨봐라. 그러면 끈은 얼마든지 당신이 원하는 곳을 따라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밀면 아무 데도 가지 못한다. 사람을 이끌 때의 요령도 이와 똑같다"고 말했다.

 오래전 유진 올만디의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은 북경에서 중국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것은 듣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1악장이 끝나자 중국인 지휘자는 예의를 지킨다고 지휘봉을 유진 올만디에게 넘겨주었다.

 유진 올만디가 2악장부터 지휘하기 시작하자 악단의 연주는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올만디가 여러 해 동안 그 중국 교향악단을 지휘해 온 것만 같았다. 중국인 악단원들마저도 자신들의 연주에 감동할 정도였다. 그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3악장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들은 더욱 신들린 사람이 되어갔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은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휘자인 유진 올만디의 천재성과 뛰어난 리더십에 새삼 놀란 것이다. 그리고 올만디가 얼마나 위대한 지휘자인가를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들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한편, 그런 지휘자가 있다는 것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여겼다. 연주가 끝나자 그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것은 올만디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참다운 지휘자란 이렇게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 홍사중, 리더와 보스,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