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싹쓸이 추성훈의 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8년 상반기.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격투기 선수 추성훈을 광고모델로 선택했다.
자동차, 주류, 음료광고까지 모두 섭렵한 그의 인기비결은 뭘까.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업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해 광고를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나 웃음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톱스타보다 친근한 이미지의 인물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경향도 강하다.
이 모든 점에서 추성훈은 적격이라는 평가다. 일반인과 동떨어진 삶을 살 것 같은 톱스타보다 굴곡 있는 삶을 살았지만 이를 극복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 추성훈이 소비자들에겐 훨씬 더 따뜻하고 호감 있는 광고모델이라는 것. 그의 이런 이미지는 소비자가 기업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터프한 외모를 지닌 그가 실제로 이야기해 보면 이웃집 오빠나 형과 같이 털털하고 친숙하다는 점도 추성훈이 광고모델로 각광받는 이유다. 미디어에서 그는 부드럽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천진난만하다. 이런 그의 모습은 그와 함께 등장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친밀도를 높인다. 그 예로 하이트맥주 광고에서 추성훈은 실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이를 보는 소비자는 마치 그와 직접 대화하는 듯한 친숙함을 느낀다.
기아자동차 로체 모델로 추성훈이 선정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기아차는 로체를 남성적인 외관과 성능을 갖췄지만 승차감은 부드럽고 인테리어는 섬세한 차로 이미지를 설정했는데 이는 정확히 추성훈과 일치한다. 광고에서 추성훈은 로체이고, 로체는 곧 추성훈이다. 광고를 제작한 이노션 측은 "추성훈의 남성적 매력과 그 속에 감춰진 세련미를 자동차와 결합시켜 광고모델과 제품이 모두 이미지 상승 효과를 본 셈"이라고 밝혔다.
[매경, 08.07.24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