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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실수를 빨리 잊어라!

by 오우해피데이 2009. 10. 20.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고수가 되기 위한 가장 어려운 조건이다.

김연아(19·고려대)가 강해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연아가 국내 아이스쇼에서 선보였던 리한나의 ‘돈트 스톱 더 뮤직(Don’t stop the music)’을 18일 갈라쇼에서 선보이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를 마쳤다. 김연아는 결산인터뷰를 통해 심리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음을 밝혔다.

김연아는 “어릴 때는 실수하면 당황하고 다리까지 떨렸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했다”며 “이제는 실수를 해도 나머지 연기요소에서 잘하면 점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플립 점프를 놓치고도 흔들리지 않고 다음 연기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김연아의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김연아는 “긴장해도 겉으론 일부러 자신있는 표정을 짓는다. 준비가 잘 되면 긴장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번의 실수로 전체 연기를 망칠 수 있어 심리치료를 받는 선수들도 있지만 김연아는 “나는 한번도 (심리치료를) 받아보지 않았다. 실수를 빨리 잊는 것을 보면 아마 운동하라고 타고난 성격 같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연아는 세계랭킹 1위에도 복귀했다. 총점 210.03점으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을 받고 우승한 김연아는 ISU 랭킹 포인트 400점을 얻어 총점 3960점으로 카롤리나 코스트너(3861점·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아사다 마오(3779점·일본)는 3위에 랭크됐다.

신기록 행진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그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 프리스케이팅에서 스핀 과제가 0점 처리됐음에도 207.71점을 받았고, 이번에도 트리플플립을 놓치고 지나갔지만 210점 돌파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클린 프로그램’에 성공한다면 220점을 넘어서는 또다른 신기원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자신감은 대단했다. “이번에는 실수를 했는데도 오히려 점수가 더 올라가 ‘앞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대회 때마다 여운을 남기는 게 더 발전할 기회가 된다. 트리플 플립점프를 시도조차 못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는 김연아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표현으로 웃어넘겼다. 일부에서 제기된 ‘해바라기씨 방해’ 음모설에 대해서는 “얼음이 파였는지 스케이트날에 뭔가 걸리는 것 같았다. 남의 탓을 하긴 싫다”고 일축했다.

김연아는 “보통 시즌 후반에 점수가 높아지는데 이번에 200점을 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솔직히 부담도 되지만 지금은 점수에 신경을 쓰기보다 내가 해야 하는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