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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취업

“취업 어떻게 하라고…”공시族허탈

by 오우해피데이 2008. 8. 18.

 “취업 어떻게 하라고…”공시族허탈

[헤럴드경제 2008-08-18 12:47]

“경기 불황으로 취업도 어려운데, 공무원 수마저 줄이면 도대체 어떻게 취업을 하라는 소리인가요? 내년 4월 국가직까지만 보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어요.”


17일 오전 기술직과 세무직은 뽑는 제2차 서울시 공무원 임용시험이 치러진 영등포중에서 만난 허모(24.무직) 씨. 약 1년 반 정도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는 허씨는 새정부 출범 이후 줄기차게 거론되는 공직사회 축소 분위기로 인해 상당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경기 불항에 따른 신규 인력 채용의 감소로 사기업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 조직의 미래마저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더이상 어머니의 눈치를 보는 것도 힘들다고 한탄한 허씨는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구조조정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 사이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공시족 가운데 상당수가 막연한 불안감에 올해 혹은 내년 상반기 시험을 마지막으로 삼고 있었다. 이미 이 같은 분위기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경쟁률이 매년 큰 폭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54개 직종에서 총 1789명을 뽑은 서울시의 경우 올해 임용시험에 12만8456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71.8대1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의 162대1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또 지난해 83대1의 경쟁률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진 수치다. 더욱이 응시 인원 경쟁률은 더욱 크게 낮아졌다. 17일까지의 총 응시인원은 7만9990명으로 이를 반영하면 평균 경쟁률은 44.7대1로 하락한다. 노량진의 E고시학원 관계자는 “정부의 공무원 감축 소식으로 신규 학원 수강생이 크게 준 게 사실”이라며“그동안 공부를 해오던 학생만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올해 혹은 내년을 마지막으로 시험을 접겠다는 학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학원가에서는 약 60%가 내년에도 다시 시험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약 20%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기술직 시험에 응시한 김모(27.무직) 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위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뒀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해 계속 준비를 해야 하는 건지 걱정이 앞선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복지나 정년 등에서 공무원이 갖는 메리트는 여전할 것으로 보여 일단은 내년까지는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순식.서경원.백웅기 기자(sun@heraldm.com)